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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인간에게 들리지 않는 소리로 세상을 바꾼다



인간에게 들리지 않는 소리로 세상을 바꾼다

무선통신 전문가들이 만든 젊은 기업 ‘사운들리’ 김태현 대표


사례1
얼마 전 K씨는 TV 드라마를 보다가 출연 배우가 입은 셔츠가 마음에 들어 사려고 했다. 그런데 인터넷에서 아무리 검색해봐도 무명 배우가 입고 나온 옷에 관해선 상품 소개가 없었다. 드라마의 흐름을 놓친 그는 채널을 돌려 맛집을 소개하는 TV 프로그램을 시청했다. TV에서 소개하는 맛집의 주소와 메뉴를 함께 보고 싶었지만 찾아보기 번거로워 포기했다.

사례2
지하철로 출근하는 B씨는 오늘도 지하철에서 모바일 게임을 하다가 하차 역을 지나쳤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알림 메시지를 주는 지하철 관련 앱도 있지만, 도착 시간이 조금씩 불규칙해 사용하지 않는다.

최근 이들의 불편함을 단번에 해결해줄 기술을 특허 낸 벤처기업이 등장했다. ‘사운들리(Soundl.ly)’. 회사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소리(sound)’로 색다른 서비스를 모색했다. 이들은 비가청 영역(사람이 들을 수 없는 높은 음역대) 소리를 각 방송 제작 시 특정 화면 중간중간에 삽입한다. 입력된 고음역대 소리는 방송 시청 중 사운들리 sdk(소프트웨어 개발키트)가 설치된 모바일앱에 전달된다. 소리에는 일종의 QR코드처럼 신호가 장착돼 있어 시청자는 보고 있던 화면과 관련한 정보를 받을 수 있다.

쉽게 말해 맛집 TV 프로그램을 시청할 때 맛집 관련 앱에서 사운들리 소리를 인식하여 해당 맛집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식이다. 지하철 방송에서도 적용돼 내릴 역을 설정하면 도착 직전 알림 메시지를 받을 수 있다. 알림이 귀찮지 않으냐고? 알림을 끄면 그만이다. 사운들리의 기술개발 목표도 ‘사람들을 귀찮게 하지 말고 원하는 정보를 주자’다. 드라마의 경우 시청이 끝난 시각에 알림이 오고, 앱도 굳이 따로 설치할 필요 없이 기존 사용하던 앱에서 정보를 알려준다.

‘t커머스’라고 이름 붙인 TV를 통한 상거래는 계속 미래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종류도 다양한데 사운들리만의 ‘특별함’은 무엇일까. “저희는 기존 t커머스와 차별화해 tv커머스라고 저희 서비스를 소개합니다. 기존에는 특정 앱을 설치하고 그 앱이 방송음을 통해 어떤 방송을 보고 있는지 유추하는 식이거나 셋톱박스를 설치하는 등 불편함이 있었어요. 저희는 사람이 들을 수 없는 19.5kHz 이상부터 음향장비로 재생 가능한 22kHz 사이 대역의 소리로 실생활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고 정보를 줄 수 있습니다.” (이혜원 기술이사)



다른 소리와 겹치지 않아 10m 내외 신호율이 97%에 달하며, 배터리 소모량도 기존보다 월등히 적다.

이들의 수익 모델은 간단하다. TV를 보다가 시청자가 신호를 받고 해당 앱에 들어가거나 구매한 경우 수수료를 방송국과 나누는 것이다. 기술은 실제 송출 테스트하는 단계다. 신호를 송신하는 방송국과 수신하는 사업체들을 만나고 있다. 소셜커머스 업체인 위메프와 MOU를 체결했고, 종편방송국 2곳, IPTV 사업자 1곳, 유선방송 사업자 2곳과 송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7월에는 미래창조과학부에서 스마트 미디어서비스 사업의 한 사업체로 사운들리를 선정했다. 지하철에서의 서비스도 협의 중이다.

이 아이디어를 어떻게 냈는지 궁금했다. 김태현 대표는 뜻밖에 “처음엔 외식업으로 창업했다”고 했다. 그는 2012년 미국 일리노이대학교 전기공학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잠시 쉬려고 한국에 들어왔다. 이때 외식사업을 하고 있던 김현철 고객개발이사 집에서 생활했는데, 외식업을 IT와 융합하면 성공할 것으로 생각했다. 둘은 의견이 맞아 창업하기로 했다. “당시 미국에서 좋은 조건의 취업제의를 받았어요. 창업할 생각이 있었지만, 막상 안 가겠다는 이메일을 보내기는 정말 힘들더군요. 그렇지만 함께하겠다는 친구의 믿음이 있어 창업을 결심했습니다.”

처음 1년 동안 외식업을 하다가 그만뒀다. 외식업에서 필요했던 것은 IT 기술을 이용한 마케팅보다는 인력관리, 식자재와 인테리어 비용이었다. 김태현 대표의 서울대 연구실 후배인 이혜원 기술이사가 합류했고, 다행히 기술개발을 계속하고 있던 것이 큰 자산이 됐다.


국내특허 5건, 해외특허도 2건 출원



지난해 여름 지하철 안내방송에 사운들리 기술을 입혀 승객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자 했다. 하지만 진행이 지연돼 올해 하반기 시범 운영할 예정이다. 약 2년간 변변한 성과 없이 스타트업을 이끌어 올 수 있었던 것은 사운들리 기술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국내특허 5건을 등록했고 해외특허도 2건 출원한 상태다. 1월에는 TV PPL(영화나 드라마 속의 간접광고)과 관련한 활동을 시작했다. 사운들리 기술이 가장 필요한 곳을 발견해낸 것이다.

“TV PPL 관련 사업체들을 찾아갔는데 ‘자신들이 찾던 기술’이라고 해서 기뻤어요. ‘당장 진행합시다’ 정도의 반응이었거든요.”

어려움도 많았다. 송출하는 방송국에서 보수적인 태도를 보일 때가 많다. 고음역대 소리가 인체에 유해하지 않을까 하는 염려 때문이다. “저희가 만든 소리가 사람들에게 해가 없다는 건 이미 증명됐어요. 다만 소리가 유해한 것은 소리의 음역대와 관계 없이 소리가 지나치게 클 때예요. 처음엔 저희가 미국 기준치의 10분의 1 정도의 작은 소리로 1주일에 5초만 보내자고 해도 일부 방송국에서는 부정적으로 바라보기도 했어요.”

김태현 대표는 노트북으로 데모 버전을 시연해줬다. 깨끗한 기존 방송 소리만 들릴 뿐 어떠한 진동도 느껴지지 않는다. 소리를 인식하는 청각기관인 달팽이관은 사운들리와 같은 고음역대에는 반응하지 않는다.



이외에도 투자자가 경영권을 요구해서 곤혹스러운 적도 있었다. 지향하는 가치가 달라 넘겨줄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사운들리 이름에는 ‘건전한(sound)’이란 뜻이 숨어 있다. 그래서 이들은 사운들리를 “소리로 세상에 가치를 더하고자, 무선통신 전문가들이 만든 젊은 기업”이라고 소개한다.

“과거에 외식업을 하면서 바닷가 끝자락 언덕배기에 음식점을 운영하는 꿈을 가졌어요. 삶이 힘들고 상처받은 사람들이 찾아와 위로받고 활력을 얻는 곳을 만들고 싶었죠. 그런데 유형물은 도달 범위가 한정적인 데 반해, 소프트웨어는 무형물이라서 훨씬 더 많은 사람이 효용을 얻을 수 있겠더라고요. 이젠 사람들이 원하는 정보를 제공하면서도 관련 업체에 수익이 발생해 방송 콘텐츠를 만드는 데 충분한 재원이 들어갈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꿈꿔요. 이것도 그만큼 가치 있는 일이니까요” (김현철 고객개발이사)

사운들리 공동 설립자들의 꿈은 소박했다. “일단 생존해야죠. 기존에 안 하던 걸 시도하다 보니 가시밭길이 펼쳐져 있다고도 생각해요. 하지만 포기하지는 않을 겁니다. 사람들에게 유용한 서비스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거고요.”

글 이경후 / 사진 김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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